웹 보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릅니다. 그중에서도 "XSS(Cross-Site Scripting)"는 가장 흔하면서도 간과되기 쉬운 취약점 중 하나입니다. 기술적인 정교함 없이도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실행이 가능하며,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기업의 신뢰성과 사용자 개인정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습니다.
많은 개발자나 운영자는 보안 이슈를 기능 구현 이후의 과제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XSS는 입력 필터링이 부족하거나 출력 시 HTML 이스케이프 처리가 누락될 때 언제든지 사용자 브라우저에서 악성 스크립트가 실행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세션 탈취, 피싱 유도, 악성 코드 배포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XSS 공격 사례들을 중심으로, "XSS가 얼마나 일상적인 위협인지", 그리고 "어떤 구조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정리합니다. 개발자뿐 아니라 보안 담당자, 기획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설명으로 구성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XSS 사고 사례
MySpace XSS 웜 (2005)
2005년, "Samy"라는 닉네임의 해커가 MySpace의 프로필 기능을 악용하여 대규모 XSS 웜을 전파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프로필에 자바스크립트 기반의 악성 스크립트를 삽입했고, 이를 본 사용자의 브라우저가 해당 스크립트를 자동 실행하면서, 동일한 코드를 그들의 프로필에도 삽입하는 방식으로 감염이 확산되었습니다. 불과 하루 만에 백만 개 이상의 계정에 영향을 주었으며, 결국 MySpace는 해당 기능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 사건은 XSS가 단순한 장난 수준을 넘어서 대규모 자동화된 공격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경고를 던졌습니다.
Twitter Reflected XSS (2010)
2010년 Twitter에서 발견된 Reflected XSS 취약점은, 트윗 본문에 포함된 자바스크립트가 onmouseover
이벤트로 자동 실행되는 현상이었습니다. 이 스크립트는 사용자의 계정으로 악성 트윗을 자동 전송하거나 원치 않는 웹사이트로 리디렉션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로그인된 사용자에게만 영향을 주는 점에서 피해 범위가 컸으며, Twitter는 긴급 보안 패치를 통해 이를 차단했습니다. 이 사례는 자바스크립트 이벤트 핸들러의 안전성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계기였습니다.
eBay 검색창 XSS (2014)
2014년 eBay의 검색창에서는 사용자 입력을 적절히 필터링하지 않아 악성 스크립트가 삽입될 수 있는 XSS 취약점이 보고되었습니다. 공격자는 검색 결과 URL에 스크립트를 삽입하여, 사용자가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피싱 사이트로 유도되도록 했습니다. 특히 로그인 정보를 탈취하거나 결제 정보를 가로채는 등의 부가적인 피해가 우려됐습니다. 이 사건은 XSS가 피싱과 결합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보여주며, 검색 기능에도 엄격한 필터링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국내 서비스에서의 XSS 사례
인터파크 Q&A 게시판 취약점 (2014)
인터파크의 상품 Q&A 게시판에서는 사용자 입력값에 대한 필터링이 누락된 상태로 운영되며, <script>
태그를 통한 XSS 공격이 가능했습니다. 보안 전문가에 의해 제보된 이 취약점은, 관리자가 질문을 열람하는 순간 악성 스크립트가 실행되어 세션 탈취, 악성 사이트 유도 등이 가능해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기업 서비스 내 특정 영역에서의 필터링 누락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XpressEngine(XE) 게시판 XSS 취약점 (2012)
오픈소스 커뮤니티 플랫폼인 XpressEngine 1.5.3.3 이하 버전에서는 특정 파라미터에 자바스크립트를 삽입할 수 있는 취약점이 존재했습니다. 공격자는 URL 쿼리 스트링에 <script>
를 포함하여 특정 페이지에 접근하게 하면, 사용자의 브라우저가 이를 실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게시판, 댓글, 회원정보 출력 등 다양한 경로에서 악용될 수 있어 많은 사이트에서 긴급 패치가 이뤄졌습니다.
일반 웹사이트에서 자주 발생하는 XSS 환경
쇼핑몰 검색창
쇼핑몰 검색 기능은 사용자 입력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필터링이 없을 경우 XSS 취약점이 자주 발생하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검색어 강조 기능에서 입력값이 HTML에 직접 삽입될 경우, https://shop.com/search?q=<script>alert('XSS')</script>
와 같은 URL을 통해 스크립트가 실행될 수 있습니다. 공격자는 이를 통해 사용자 브라우저에서 악성 명령을 실행하거나 세션 정보를 탈취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 및 댓글 시스템
댓글이나 게시판의 작성자 이름, 내용, 제목 등은 출력 시 HTML 이스케이프 처리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입력값이 그대로 출력되는 경우, 사용자가 <img src=x onerror=alert('XSS')>
와 같은 코드를 입력하면, 페이지를 보는 모든 사용자에게 알림창이 뜨거나 쿠키를 훔치는 등의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관리자가 열람하는 백오피스에서 이와 같은 코드가 실행되면 내부 시스템으로의 공격 경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 링크
- OWASP 공식 문서: https://owasp.org/www-community/attacks/xss
- SecurityWeek 기사 아카이브: https://www.securityweek.com
- MDN Web Docs (XSS): https://developer.mozilla.org/en-US/docs/Glossary/Cross-site_scripting
XSS는 더 이상 드문 이슈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웹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입니다. 본문에서 소개한 사례들은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필터링과 이스케이프 처리가 왜 기본적인 방어책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해줍니다. 실무에서의 보안은 완벽함이 아니라 반복적인 점검과 대응의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